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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진행되는 무대 뒤, 허름한 분장실에서 연출자를 기다리는 두 ‘언더스터디(Understudy 대체배우)’ 배우가 있다. 바로 ‘에스터’와 ‘밸’이다. 그들은 각각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언더스터디다. 그들은 분장실에서 ‘고도를 기다리며’ 대본을 연구하기도 하고, 예술과 인생을 나눈다. 무대 위에 설 수 있을지 모른 채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던 중, 두 사람의 행동은 엉뚱하게 흘러간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미국 배우이자 극작가인 데이브 핸슨의 대표작으로,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치 있게 오마주한 메타 코미디 연소프트포럼 주식
극이다. “구두는 안 맞고, 커피는 식어가고, 대본은 어렵고, 연출은 오지 않는다” (‘고도를 기다리며’와 묘하게 비슷한)설정 속에서 펼쳐지는 두 언더스터디의 대화는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예술과 인생,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실존적 질문을 ‘분장실’이라는 현대적 공간으로 옮겨와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것이다.강한주식

2024년 국내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에게 ‘불확실한 내일을 견디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유쾌하고 진솔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가 2025년, 더욱 유쾌하고 풍성해진 앵콜 무대로 돌아온다. 초연보다 한층 강화된 코믹 요소와 더욱 깊어진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선이 특히 주목을 모은다. 이번 시즌에는 한릴게임황금포카성
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극중 모티브가 된 원작 ‘고도를 기다리며’ 본 공연을 마친 배우 박근형이 출연 소식을 알려 더욱 화제가 되었다. 이번에 박근형 배우는 전작처럼 ‘블라디미르(디디)’의 역이 아닌, ‘에스트라공’의 언더스터디 ‘에스터’ 역할에 도전한다. 그리고 ‘SKY 캐슬’, ‘닥터 차정숙’ 등에서 깊은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김병철이 9년 만릴게임 다운로드
의 연극 무대 복귀로 ‘에스터’ 역에 함께 캐스팅되었다. ‘블라디미르’의 언더스터디 ‘밸’ 역에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라스트세션’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상윤과 초연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최민호(샤이니 민호)가 더블 캐스팅으로 참여한다. 조연출 ‘로라’ 역에는 배우 김가영과 신혜옥이 합류해, 극 전체에 시간의 무게와 인생의 깊무료주식강의
이를 더하며 세 인물 간의 관계에 새로운 균형감을 부여할 예정이다.
오는 9월 16일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 중인 주연 배우 6인과, 오경택 연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 파크컴퍼니)




Interview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배우 6인, 오경택 연출
*해당 인터뷰는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Q 오경택 연출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모두 연출을 맡았다. 두 극의 세계관이 통합되는 기분이다.
(오경택 연출)  멋진 선생님들을 모시고, 2년에 걸쳐서 ‘고도를 기다리며’ 130회 공연을 마쳤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하면 할수록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고 매력적인 작품인데, 이를 오마주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이하 ‘고기기’)를 연달아 하게 되었다. 계획된 것은 아니지만 저도 연출로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도 재미있어 하실 거 같다. 이를 못 보신 분들도 현실적인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 가까운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이 작품을 도전하게 되었다.
Q 박근형 선생님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다가, 이번엔 언더스터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배우 박근형)  ‘고도를 기다리며’는 부조리 연극이다. 새로운 형식으로 꾸민 이 극이 환영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관객분들이)굉장히 좋아하시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씀하셨다. 한편 ‘고기기’는 현실적이다. ‘에스터’란 인물은 사라져가는 노배우다. 이는 어쩌면 저일지도 모른다. 한번도 무대에 서보는 일 없이 언더스터디만 하는 사람으로, 일생을 기다리고 있다. 연출자를 기다리고, 무대에 서길 기다리는…. 사회에 소외돼 가는 사람들의 마지막 심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에스터와)비슷한 처지라 생각하고,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하게 되었다.
Q 김병철 배우는 ‘날 보러 와요’ 이후로 오랜만의 연극 무대다.
(배우 김병철)  오경택 연출님과 작품을 두 번 했었다. 좋은 경험이었고, 그런 기억이 남아 있어서 연출님 제안을 해주셨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거 같다. 제가 연기하는 ‘에스터’는 제대로 된 연기 경험을 갖지 못한, 대역 배우를 전전하는 연기자이다. 새로운 파트너인 ‘밸’이라는 인물을 만나, 이 관계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인물이라 생각을 하고 준비하고 있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를 서게 되어 떨리기도 하고 설렌다.



(왼쪽부터)오경택 연출, 배우 박근형, 김병철, 이상윤, 최민호, 김가영, 신혜옥(사진 파크컴퍼니 제공)



Q 이상윤 배우는 전 작품(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박근형 선생님과 같이 부자관계로 출연했었다. 이번 극에선 코미디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는데,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는지.

(배우 이상윤)  극중의 관계성이 달라졌을 뿐이지 선생님과 함께 작업을 하고 준비를 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진 않았다. 선생님께서 제가 보지 못한 대본의 방향과 깊이를 제시해주시고, 그 부분에 고민을 한 다음 연기에 적용을 해 가고 있다. 기존보다 조금 코믹적인 요소가 들어있긴 하지만, 선생님은 일부러 희극적으로 해석하진 않으신다. 대본만으로 느꼈던 것과는 달랐다. 연출님의 의도도 그렇고, 선생님과 연습을 할 때 ‘조금 더 깊이를 다루려고 하시는구나’ 느껴져서, 어떻게 합을 맞춰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Q 최민호 배우는 ‘고기기’ 출연진 중 유일하게 두 번째 출연이다. 아이돌 출신으로서 연극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는지.
(배우 최민호)  작년에 연극을 처음 도전하기 전부터,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개인적인 꿈이 있었다. 작년 ‘고기기’ 무대에 올라 많은 걸 배우고 느꼈고, 올해 4월엔 ‘랑데부’라는 연극을 했다. ‘고기기’ 재연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선생님, 선배님과 함께 하며 작년과는 또 다른 것을 배울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연극에 집중한다’는 표현보다는 ‘연극도 항상 열려 있고, 언제나 도전하고, 매번 하고 싶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로라’ 역의 배우 신혜옥, 김가영(사진 파크컴퍼니)



Q 이번 시즌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초연 때 중간에 중단돼 아쉬움이 있을 거 같다. 다시 도전하게 된 각오와, 초연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배우 최민호)  지난 시즌 이순재 선생님의 건강 이슈로 저희가 완주를 못했는데, 무엇보다 선생님의 건강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연출님과 제작사, 스태프, 배우들이 대화를 통해 내린 결정이었다. 연습 때부터 공연까지 함께 해와서 함께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점이 컸다. 이번 재연에선 초연 당시 그려냈던 캐릭터의 모습도 담고, 선생님, 선배님과 함께 했을 때의 새로운 모습도 담고자 한다. 많은 관객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밸’을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초연 땐 (연극이)처음이라 몰랐던 부분들이 많았는데, 무대에 오르면서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이번엔 더욱 더 많은 것을 준비해가고 있다.
Q. 극중 조연출 ‘로라’ 역의 김가영 배우는 2017년 이후로 무대 복귀작이다. 함께 한 배우들과 팀워크는 어땠는가. (로라 역의)신혜옥 배우도 연습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달라.
(배우 김가영)  2017년 ‘에덴 미용실’ 이후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무대에 설 수 없었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오디션을 보다가, 좋은 기회로 ‘로라’라는 역할을 제안받았고 덥석 물었다. 제가 연기를 하면서 박근형 선생님을 언제 만나 보겠는가! 무대에 선다는 게 너무 감사했고, 무대가 배우로서 얼마나 감사한 공간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공연을 참여하게 된 것이 큰 행운이자, 배우로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거 같다.
(배우 신혜옥)  대본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 연습 첫날 대본 리딩 때부터 웃느라 대사를 제대로 못치고 대본에 눈물자국이 남을 정도였다. 반전으로, 박근형 선생님께선 근엄하실 줄 알았는데 귀여우신 면모가 있으시더라. 아무래도 ‘고기기’가 공연 쪽 얘기다 보니 깊이 공감되는 지점이 있다. 이를 좀 더 가볍게 덜어내는 부분도 있고, 살리려는 포인트도 있다.




Q 이제는 이름이나 얼굴만 봐도 누구인지 아는 유명한 배우들이지만, 신인 시절엔 지하 연습실도 겪어보셨을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본인들의 경험도 담겨 있을 거 같은데, 그런 지점이 있는지.

(박근형 배우)  이번이 소극장 첫 데뷔이다. 19살 때부터 연극을 하며 사운드 드라마(Sound Drama, 음성으로 이뤄진 드라마)나, 다방에서 1인극도 해봤지만, 정식 소극장 데뷔는 처음이다. 연극은 오랫동안 그 뿌리가 이어져 오고 있다. 제가 40년이 흘러 연극을 다시 하게 되면서, 과거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를 떠올려 보았다. 배고픔은 이로 말할 수 없고, 소시민 중에서도 제일 밑바닥에 있는 경험이었다. 오늘날 한국 문화는 세계적으로 향상됐지만, 젊은 연극인은 아직도 제가 겪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이를 깨뜨리고 싶었다. 신구 선생님과 함께 했던 프로젝트(‘고도를 기다리며’ 기부 공연)가 그렇다. 다른 분야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배우들의 연기술이 정체되어 있다. 이 부분이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뚫고 나가게끔 하는 게 저희들의 소망이다.
이 연극을 하면서 노년(역할)으로 들어왔으니 그 삶을 멋지게 보여줘야 할 텐데 걱정이 많다. 내 경험상으로도, 바라는 것이나 참견하는 것도 많아지고, 서민적인 거짓말도 많고, 자기가 자기 꾀에 넘어가다 결국 진실된 면이 나온다. 이 연극도 마지막에 (‘에스터’의) 진실된 면, 젊은 세대를 위한 마음이 비쳐진다. 좋은 작품이다. 한 가지 더, 어느 인터뷰에 가도 말씀 드리는데 저는 창작극이 고프다. 한국 문화와 문학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희곡문학은 아직까지 미비하다. 창작 희곡이 모이는 공모전이 오르고, 이후 극장 공연 수익이 작가에게까지 배분되는, 그런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Info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기간: 2025년 9월 16일~11월 16일 시간: 화, 목, 금요일 20:00, 수요일 16:00, 토, 일, 공휴일 14:00, 17:00 장소: 예스24스테이지 3관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 lee.seungyeon@mk.co.kr] [사진 파크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7호(25.09.16) 기사입니다]